강화도 전등사 나부(裸婦)상의 설화를 찾아서

풍전등화(風前燈火) 같았던 역사와 호흡하는 전등사는 오르는 길목마다 역사의 흔적이 배여 있었다. 숙연해진 마음으로 들어선 아담한 경내에는 가을 햇살이 조용히 내린다. 구비 문학에 관심 있는 P 동인과 이곳 대웅전의 한 도편수의 흥미 있는 전설과 함께 나부상의 설화를 찾았다. 마침 종무소에서 소개받은 문화 해설가 J가 나부상에 대한 설화를 알고 싶다는 우릴 반갑게 맞았다.
전등사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대웅전 처마 밑 나부상이다. 어느 사찰에서도 볼 수 없는 신성한 사찰의 처마에 옷을 벗은 여인의 상을 올려둔 것이 예사롭지 않았다. 처마의 네 귀퉁이 보머리 사이에 끼워져 있는 나부상에 관해서는 여러 가지 전설이 전해지고 있지만, 그 중 하나가 도편수와 관련된 이야기다. 불사중건에 책임을 맡은 그는 절 짓는 동안에 아랫마을 주막에 드나들며, 결국 주모와 정이 들었다.
도편수는 노임으로 받은 돈을 주모에게 모두 맡기고 관리를 부탁했으나, 주모는 불사 건축이 다 끝나기도 전에 도편수의 사랑을 저버리고 돈까지 챙겨 야반도주를 했다. 그에 상심한 도편수는 지붕의 처마 들보에 자신을 배신하고 달아난 주모의 형상인 나부상을 대웅전 처마에 넣었다. 어쩌면 도편수는 자신을 배신한 여인을 미워하기보다 사랑을 승화시켜 달아난 여인이 날마다 독경소리 들으며 참회하라고 나부상을 들보에 넣었는지.
이처럼 사찰의 건물에 나부상을 둔다는 것조차 쉬운 일이 아니건만 그대로 둔 것은 종교적 의미가 클 것이다. 자신의 순정을 배반했음에도 영원히 벌을 준 것이 아니라 그 잘못을 뉘우치기를 바라며 그 죗값으로 참회하며 참다운 인생을 살아가라는 자비로운 마음을 전달하는 뜻이란다. 우린 나부상이 원숭이란 말도 있는데 사실인지 물었다.
그러자 J 해설사는 나부상을 원숭이로 보는 견해도 있지만, 중국이나 인도, 남방 등 불교국가에서는 신성의 의미로 사자나 용, 원숭이를 모셨기 때문에 그런 설도 있다고 했다. 그리고 어쩌면 전등사에는 사천왕이 없으므로 수호신의 의미로 원숭이상이라는 설도 있으나, 도편수의 순정을 그리는 설화가 지배적이라고 했다.
'나부상을 자세히 보세요.'라는 문화 해설사의 말에 따라 대웅전 처마를 올려다본 순간 나는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상상할 수 없는 경건한 대웅전에 그것도 하나가 아닌 네 귀퉁이에 자리하고 있는 발가벗은 나부상의 모습에 놀라웠다. 네 귀퉁이마다 다 옷을 벗기도 하고 옷을 입기도 하고 오른손으로 처마를 떠받는가 하면, 왼손으로 떠받들기도 하고 두 손을 다 올리기도 하며 네 가지 나부상이 모두 다른 모습을 하고 있었다.
더구나 그 옛날 여자를 천히 여겼던 남존여비로 뭉쳤던 그 시대에 가능한 일이었을까. 네 귀퉁이 나부상의 모습은 부드러운 여인의 얼굴이 아니라 두 눈을 부릅뜬 험한 인상을 하고 있었다. 아마 도편수는 주모에 대한 미움을 나부의 얼굴에 상징으로 조각했나 보다. 또 다시는 사내의 마음을 흔들지 못하도록 최악의 얼굴을 조각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구나 그 옛날 여자를 천히 여겼던 남존여비로 뭉쳤던 그 시대에 가능한 일이었을까. 네 귀퉁이 나부상의 모습은 부드러운 여인의 얼굴이 아니라 두 눈을 부릅뜬 험한 인상을 하고 있었다. 아마 도편수는 주모에 대한 미움을 나부의 얼굴에 상징으로 조각했나 보다. 또 다시는 사내의 마음을 흔들지 못하도록 최악의 얼굴을 조각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인의 몸매라기에는 느낌이 형상으로 벌을 받고 있는 모습 같았다. 도편수는 순정을 받쳐 사랑했던 여인이 배신을 생각하며 그 울분을 삭이기 위해 대웅전 꼭대기에 두어 평생을 뉘우치며 불경과 기도 소리를 듣게 했는지.......순간 도망간 여인에게 애잔한 마음이 드는 이유는 뭘까? 참 서로에게 슬픈 애증에 마음 짠하다.
대웅전을 천천히 돌며 이처럼 나부상의 설화와 같이 우리 주변에는 문자로 전해지지 않고 말로 전해지는 설화나 민요, 무가 등 구비문학이 셀 수 없이 많다. 그중에서도 설화는 우리 생활 속에서 일어난 일들이 전해져 내려온 것 중에는 교훈적이고 흥미로운 이야기가 많다. 그래서 옛 부터 내려오는 신화나 전설, 민담을 통해 선조들의 세계관이나 지혜, 애환 등 알 수 있는 중요하고 소중한 자료임이 틀림없다.
대웅전을 천천히 돌며 이처럼 나부상의 설화와 같이 우리 주변에는 문자로 전해지지 않고 말로 전해지는 설화나 민요, 무가 등 구비문학이 셀 수 없이 많다. 그중에서도 설화는 우리 생활 속에서 일어난 일들이 전해져 내려온 것 중에는 교훈적이고 흥미로운 이야기가 많다. 그래서 옛 부터 내려오는 신화나 전설, 민담을 통해 선조들의 세계관이나 지혜, 애환 등 알 수 있는 중요하고 소중한 자료임이 틀림없다.
또한 설화는 민요나 무가처럼 불리지 않고 일상어로 되어 있어 음률을 띄고 있지 않으며, 개인의 창작물이 아니라 이야기를 만들고 즐기는 사람들이 공동으로 창작과 구연을 즐기는 집단에 의해 구전되어서 다른 층보다 폭이 넓은 기록문학이다. 이렇게 설화는 대부분 특별한 사건이나 현장이 중심을 이루며, 신에 대한 것과 사물의 현상에 대한 것이며, 그 사물의 유래에 대한 것이 대부분 꾸며낸 이야기로 이룬다.
이곳 대웅전의 네 귀퉁이 나부상 또한 영원히 존재하는 불교가 갖은 의미 있는 설화로 남겨져 구비문학의 중요한 자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과 설화로서 소중한 구비문학의 증거자료가 되길 기원해 본다. 다시 또 만나기를 소원한다는 J 해설가의 배웅을 받으며 한낮의 뜨거운 가을 햇볕 속에서 차근차근 자세한 설명과 더불어 사진촬영까지 스스럼없이 참여해 준 강화도 문화 해설사 조정녀 님께 깊이 감사 인사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