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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꽃의 일상

이별의 큰 슬픔이 가슴 저리고 아리던 그날!



어제는 19년 전 이별의 큰 슬픔으로 마음저리고 아리던 날이었다.

바로 손아래 세살터울인 남동생 19주기 기일이었다.

그래서인지 이삼일 전부터 마음이 차분하지못하고 시집 못간 처녀 같았다.

지난 일요일 책 한권을 가방에 넣고 집을 나섰다.

가로수 플라타너스가 작은 바람에 휙! 날아와 내 발등에 살며시 떨어졌다.

'아, 그때가 되었네!'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

2000년 11월 30일. 단풍이 제던 날. 갈길을 찾아들고 가로수 플라타너스가 바람에 독수리처럼 비상하던 날.

나는 어느때와 같이 시장(서울 남현동)을 다녀와 아이들 저녁을 준비했다. 큰 아이가 먼저와 저녁을 먹고 나도 한 술 먹었다. 둘째아이는 입대하여 훈련소에서 훈련 중이었다. 막내는 대학 1학년으로 기말 고사를 앞두고 늦겠다고 연락이 왔다.

저녁 10시 넘어 가슴이 두망이질을 하고 마음이 편치 않았다. 나는 길게 한숨을 토하며

'이상하네 저녁 먹으게 체했나?'

마침 막내가 왔다. 목욕탕에 씻으러 들어가고 전기 밥솥에 넣어 둔 찐빵을 꺼내서 막내 먹으라고 식탁에 두었다.그리고 나도 찐빵을 한입 막 물었다. 그때 전화 벨이 울렸다.

'뭐야, 이 밤중에 누구지?'

전화를 받으니 부산에 사는 막내 여동생이었다.

"왜, 무슨일이 있니?"

"엉엉. 언니!"

"왜 울어? 어디 아파?"

평소 약한 동생이 아픈 가 싶어서 물었다.

"언니! 오빠 죽어!"

울음섞인 동생의 말을 나는 잘 못 들어나 싶어서 다시 물었다.

"뭐, 뭐라고? 울지 말고 천천히 말해!"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

"동군오빠 죽은다고. 언니 빨리와 나 무서워. 엉엉."

나는 내 귀를 의심했다. 아니야 아닐거야. 이제 사십조금 넘었는데 뭐 소리야.

입 안에 든 빵을 삼키지도 뱉지도 못하고 풀썩 주저 앉았다.

"아, 아닐거야, 그럴리 없어."

 내 울불짖는 소리에 아들과 막내가 급히 나왔다.

큰 아들이 이모와 다시 통화를 하고 정신이 나가 멍하고 있는 내 등을 두드리고   내 옷을 챙겨 입혀주었다.

그리고 그 시간에 부산으로 갈 수 있는 교통수단을 알아보고 있었다. 주섬주섬 아이가 챙겨주는 가방을 들고 큰길에서 택시를 탔다. 아들이 함께 택시를 탔다.

아들이 부산가는 기차를 타게 급히 가달라고 하자, 기차보다 심야에 출발하는 고속버스가 더 빨를거라고 했다. 집에서 더 가까운 고속터미널이어서 다행이 12시 버스가 있었다.

아들은 직장 때문에 같이 가겠다는 걸 상황보고 내려오라고 하고 나만  버스를 탔다.

지방에 있는 남편에게 전화로 알렸다.

'엄마는 어떡하지. 동생이 그런 줄 알면 줄 초상이 날 것 같아서 너무 무서웠다.'다고 했더니

그래도 남편은 알려야지 뭔소리냐고 했다.

내가 태어나 그렇게 많이 울어보기는 처음이었다.

부산을 가는 다섯시간동안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을 닦는 수건이 흠뻑 젖었다.

내가 울어서 동생이 괜찮을 것 같다며 더 울어도 될 것 같았다.

심야 버스에 가득 탄 손님이 혹여 알까 봐 숨죽였다.

10여일 그렇게 버티던 동생은 12월 9일 새벽 두시 하늘나라로 먼 여행을 떠났다.

"누나, 나 가요."

마지막 환청을 들려주고 떠난 내 동생. 손맞잡이로 함께 자라며 울고 웃던 내 동생을 그렇게 보내고 나는 사는 게 사는게 아니었다. 한 달이상을 누어서 ㅏ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내가 그렇게 눈물이 많은 사람인줄 아니 사람은 눈물이 마르지 않은다는 걸 알았다. 그저 때 되면 먹고 . 어두어 지면 자고. 그렇게 1년을 보냈다.

그리고 그를 잊기 위해  다시 공부를 시작했다. 그즈음 글쓰기도 본격적으로 했다.

아홉살, 다섯살이던 조카들은 어느덧 잘 자라서 사회에 나가 제 몫을 잘 하고 있다. 올케와 그때한 약속,

"괜찮다면 너는 올케가 아니라 내 동생으로 다시오너라. 자, 그렇게 살아보자"

우리는 지금껏 너무 가깝지도 멀지도 않게 잘 지내고 있다. 나만 그런가.

손자 보느라 이번 기일에는 못갔지만 내년에는 꼭 참석하리라. 다짐해 본다.

어제는 아침부터 그를 생각하면 눈물을 짰다. 그는 이미 날 잊아버리고 잘 살고 있을려나.

제일 많이싸우고 제일 많이 좋아했던 내 동생. 발이 똑 닮은 내동생, 누나가 정말 보고 보고 싶다.

아직도 목소리, 모습, 하나도 잊지 않고 있다.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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