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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맘의 유아 일기

손자 맘마 배달부 / 2019년 7월 3일

 

 

서울에 폭염주의보가 내렸다.

이틀 째 동안 손자 튼튼이의 맘마(모유)를 나르고 있다.

딸아이가 짜 놓은 모유를 손자 튼튼이가 입원에 있는 병원으로 나르고 있다.

딸에게 전화해서 출발한다고 했다.

"할매가 수고 많네. 오늘 폭염주의보 내려데 더운데 조심히 오세요."

딸이 날씨가 덥다고 조심히 오란다.

걱정과 달리 염증 수치가 조금 높았던 아기는 검사 결과가 다 농지 않았지만 특별한 이상이 없다고 했다. 염증 수치도 정상으로 내려왔고, 모유도 아주 잘 먹는다고 했다.

딸집과 산후조리원이 있는 병원은 버스로 30분 거리다. 그곳에서 맘마를 받아서 다시 버스를 타고 10여분 가서 5분정도 거리의 병원에 갔다. 할머니라서 면회나 아이의 상태를 물을수 없다. 그저 맘마만 나르는 배달부이다.

처음에는 그게 조금 이상했지만 부모나 자식보다 먼 사이임에 틀림없다고 생각하니 이제 괜찮아졌다.

"성인이 되면 부모도 필요없는데 뭘, 맘 너무 서운해 마세요."

딸아이 말이 현실이다.

어제 약속했던 글벗 동화작가 L을 만나 점심을 먹었다. 가족 누구에게도 걱정한다고 말하지 않았는데 그에게 아기의 근항을 알렸다. 그는 너무 걱정말라고 하면서,

"첫 손자가 할머니 역할을 톡톡하게 하네요."

웃게 했다.

며칠만에 밥다운 밥을 먹었다. 그리고 코피를 마시러 갔다. 우리 튼튼이 태어난 기념으로 스타벅스 로고가 새겨진 컵을 그에게 선물했다.

처음에 안 받겠다고 하던 그가 튼튼이 탄생 기념이라니 기쁘게 받겠다고 했다.

좋은 기를 가진 그가  아기를 위해 눈물을 보이며 걱정해주고 건강을 기도를 해주니 참으로 고맙다. 몇 달 만에 만나서인지 창작이야기와  일상이야기로 몇 시간이 금방 가 버렸다.

그와 헤어져 집으로 오는 버스에 막 올랐는데 딸아이가 전화를 했다.  딸이나 사위 전화가 걸려오면 우선 겁이 덜컥났다.

"맘, 아기 괜찮데. 마지막 나온 검사가 토요일 인데 그것보고 별일 없으면 일요일 가퇴원해도 된다네요."

"그래? 휴우! 그럴 줄 알았다. 우리 튼튼이가 우리 긴장하지 말라고 겁을 줘구만. 흐흐 알았어. 지금 그곳으로 갈게."

나는 그길로  딸아이가 있는 산후조리원으로 갔다. 만날 수는 없지만 문을 사이에 두고 이야기는 할 수 있어서 이다.

나는 조리원에 맘마 나르는  아이스팩과 가방을 건네 주고 잠깐 딸아이 얼굴을 봤다. 걱정말라고 딸아이가 이제 엄마가 되어가는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버스 정류소  옆에 있는 대형 마트에서 오랜만에 참외와 상추, 풋고추를 샀다. 아기 걱정에 묵은 김치 하나로 먹었는데 아기가 괜찮다는 소식에 입맛이 확! 돌았다.

냉동고에서 삼겹살까지 꺼내서 아주 맛나게 저녁을 먹고 오랜만에 단잠에 빠졌다.

나도 맘마 배달부를 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