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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맘의 유아 일기

가슴 조이고, 저리던 날

 

 

딸아이가 출산한 지 일주일 째 되는 날.

이른 아침부터 마음이 바빠졌다.

병원에 있는 딸아이에게 '아침은 잘 먹었느냐?'고  카카오톡을 보냈다.

딸아이가 전화를 걸어왔다. 아기가 새벽에 호흡곤란이 와서 인큐베이터에 있다고 했다.

나는 먹던 밥그릇을 치우고  세수를 하는둥 마는 둥 하고 급히 병원으로 갔다. 신생아는 잠시 그럴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오후가지 좋아지지 않으면 큰 병원으로 갈 수 있디고 했다. 늘 쿨한 딸아이 얼굴에는 걱정스러운 빛이 보였다.

"아직 오후까지 시간이 남았으니 그 사이 좋아질 거야. 너무 걱정 마."

"그러겠지. 그래도 맘, 걱정 돼."

아기가 그러니 걱정하는게 당연하다. 나는 애써 그의 눈치를 살피다 살며시 나와서  신생아 실로 갔다.

창문 넘머 인큐베이터 쪽으로 눈길을 주었지만 잘 보이지 않았다.

 그 앞에서 서성이며 두 손을 모았다.

'제발 우리튼튼이에게 별일 없길 빕니다. 굽어 살펴주세요.'

세상 모든 신께 빌었다. 나는 눈물이 핑돌았다.

입원실에서 딸과 나는 별말 없이 손전화기만 보고 있었다.

오후 1시30분 소아과 선생님의 회진이 있을 시간이 가까워지자 나는 화장실을 자주 들락거렸다.

며칠 전 방광염으로 치료하고 괜찮아졌는데 너무 걱정하고 긴장한 탓인가 보다.

전화벨이 울렸다. 신생아실로 오라는 전화였다.

딸아이와 신생아 실로 갔다. 

소아과 선생님과 만났다.

'아무래도 차도가 없으니 큰병원으로 가야한다'고 했다.  인근 대형 병원에 자리가 있는지 알아보고 연락 주겠다면 입원실에서 기다리라고 했다.

"엄마, 어떡해."

딸이 울었다.  어지간해서는 침착하고 잘 울지 않은데. 나보다 15센티미터나 큰 딸을 안을 수도 없으니 그저 등만 토닥거렸다.

"그러게 말이다. 이왕 그런 거라면 큰 병원에 가서 검사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우지마. 산모가 울면 눈 나빠져."

 나는 딸아이에게 위로아닌 위로를 했지만 나도 무척 떨리고 걱정되었다.

사위가 전화를 걸어와 휴가쓰고 오겠다 했다.

딸은 뭔일 있으면 엄마가 함께 갈테니 걱정말라고. 사위는 알았다고 했지만 다시 내게 전화를 걸어 왔다.

"어머니, 어차피 여기 있어도 걱정되어 아무것도 할 수 없으니 갈게요."

나는 딸아이에게 물었다.

 딸은 뭔일 있으면 연락 하겠다고 했지만 딸과 나는 튼튼이 걱정에 얼굴이 굳었다.

나는 급기야 화장실을 이삼분 간격으로 들락 거렸다.

"맘, 너무 걱정마. 나보고 걱정말라더니....에휴!"

딸이 걱정스런표정으로 말했다.

"그러게, 저 어린게 어쩌나."

아기가 갈 수 있는 병원이 정해졌다는 전화를 받고 급히 신생아실로 갔다.

이미 이동 인큐베이터 안에 있는 손자 튼튼이를 보자마자 딸이 울었다.

"흑흑, 튼튼아, 어떡해."

나는 애써 딸아이 눈물을 닦아주고 아이뒤를 따랐다.

구급차를 타자마자  나는 참았던 눈물이 펑펑쏟아냈다.

"할머니, 울지마세요. 이렇게 이송된 아이들이 하루에도 몇차례씩이나 있어요."

내가 너무 서럽게 울자 구급차 기사님이 말했다.

"그래요? 그래도 내 아이이니 걱정이 됩니다. 고맙습니다."

"가족이면 당연하지요. 다들 갔다가 금방 좋아져서 옵니다. 너무 걱정마세요."

그 기사님의 위로에 나는 조금 안심이 되었다.

"튼튼아, 얼른 낫아서 엄마한테 가자. 네 엄마 걱정하지 않게 얼른 힘내!"

나는 병원에 가는 동안 아이에게 눈을 떼지 못하고 말했다.

오후 2시 30분 쯤 출발하여 십여분만에  신길동에 있는 성애병원에 도착했다.

3층 신생아 중환자실이었다.

입원수속을 하고 아이가 쓸 물티슈를 샀다.

하지만 할머니가 할 수 있는 일은 그것뿐이었다.

아빠나 엄마의 동의서가 필요했다. 딸아이는 제왕절개를 출산하여 올 수가 없어서 결국 사위가 왔다.

사위가 연구소에서 오는 1시간여 동안 나는 중환자실 밖에서 주 손을 모으고 서성거렸다.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다.

와보지 못한 딸이 걱정되었다.

담당 의사선생님께서 나오셨다. 잠깐 안으로 들어와고 했다. 나는 아이의 상태를 물었다. 부모가 아니면 얘기안 해주는데 할머니께서 하두 걱정하시니 대강 말씀드린디고 했다.

나는 머리를 숙이면 정말 감사하다고 했다.

아직 뭐라고 얘기할 수 없고 있단  혈액검사하고 감염 염증 검사를 했다고 했다.

입원중에 하는 감사에 대한 설명과 신생아가 호흡곤란이 오는 것에 대한 여러가지 증세에 대한 말을 해주었다. 그걸 듣는 중에도 아이 얼굴을 떠 올리면서 빌었다.

밖에서 기다리는 동안 사위가 전화를 했다. 괜찮으니 조심히 오라고 했다. 생각보다 빨리 사위가 왔다.

의사를 만나서 설명을 듣고 사위 혼자 면회를 했다. 나는  그들의 배려로 유리창 너머로 볼 수 있었다.

그곳에는 우리 튼튼이 말고도 신생아가 많이 있었다.  우리 아기만이 아닌게 그나마 위로아닌 위로 되었다.

한참 후 사위가 나왔다.

"튼튼이는 어때? 잘 있지?"

"어머니, 잘 있어요. 걱정마세요."

"암, 그래야지. 이 기회에 충분히 검사하면 더 나을 수 있어.

사위, 걱정많이 했구나."

긴장한 얼굴이 역력한 사위를  등을 토닥거려 주었다.

"어머니, 튼튼이가 아플 줄 몰랐어요. 아니 한번도 생각 안했어요."

 택시를 타고 오는 중에 사위가 말했다.

"그래? 그런데 아이들도 언제나 아플 수 있어. 아이하나 키우는데 얼마나 공이 들어가는데. 그걸 튼튼이가 일찍 알게 해주네."

나는 그렇게 말한 사위가 은근히 걱정되어 우스게 소리를 했다. 

딸이 있는 병원에 잠시 들렀다. 딸 집으로 왔다.

밥맛도 없어서 저녁도 먹지 않고  하루 온종일 긴장하고 가슴이 조렸던지 일찍 잠이 들었다.

하지만 걱정이 되어서인지 서너시간 만에 잠이 깨었다. 몸은 피곤한데 큰집에 혼자 있으니 잠이 쉽게 들지 않아서 밤새 텔레비젼전을 켜 놓고 애써 걱정을 지우려고 책을 봤지만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잠을 청하며 눈을 감았지만  ㅁ몇 분 지나지 않아서 다시 불을 켜고 멍하니 텔레비전을 쳐봤다. 그나마 텔리비전에서 나오는 소리가 적막한 집안을 흔들어 주니 다행이었다.

가슴 졸이고 저리던 날이 가고 밖이 히뿌연해 졌다. 날이 밝아서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