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들 보다 나는 늦게 할머니가 되었다.
주변 친구들이니 한참 후배들도 다 할머니가 되어 이미 대학생이 된 손자, 손녀를 둔 친구도 여럿이다.
"튼튼아, 할머니야, 외할머니! "
나는 아이에게 하면서도 입에 붙질 않고 조금 낯설었다. 육십대 중반에 할머니라는 첫 단어는 왠지 쑥러웠다.
신생아실 유리창 너머 손자 튼튼이를 보려고 생쥐가 풀빵구리들락거리듯 했다.
잠깐식 밖에 다녀온 나를 본 딸아이가 물었다.
"맘, 어디갔다와요? 병원에 있으려니 답답하고 지루하시지?"
"아니, 튼튼이 보고 왔어."
나의 대답에 딸이 웃으며 말했다.
"면회 시간 아니면 보여주지도 않구먼. 암튼 못말려. 헤헤."
그래도 제 아들 보고 왔다니까 좋은모양이다.
나도 손자가 이렇게 예쁠 줄 몰랐다.
남들이 다들 내리 사랑이라고 했지만 겪었보지 않았으니, 설마? 했다.
이제 갓 태어나 이삼일 밖에 안된 아이를 두고 작가와의 만남 강연이 시골에서 있어서 내려와 있는 며칠 동안 시간만 나면 딸과 사위에게 아이 안부를 물었다.
나중에는 아예 아이를 볼 때마다 찍은 사진을 카카오톡으로 보내주었다.
결혼을 하지 않겠다던 딸아이가 결혼을 결정하고 부터 아기는 낳지 않기로 사위와 약속했다면서 아기 이야기는 아예 거내지 말라고 못 박았다.
처음에는 결혼하는 것만도 좋고 기뻐서 그러라고 했다. 하지만 막상 둘이 너무 사리좋게 잘 사는 모습을 보니 은근히 아기이야기를 내비쳤다.
"낳으면 누가 키우냐고, 나는 계속 일하고 싶은데.... 맘이 키워주려고?"
"그럼, 엄마가 키워줄께, 낳기만 해. 그리고 이왕 결혼 했으니 너희 닮은 아기 얼마나 예쁠까."
내 대답을 듣고 처음에는 말도 못 꺼내게했던 딸은 조금씩 생각이 바뀌었다.
그리고 아기를 낳으려고 생각하고 서너달 만에 임신 소식을 알려왔다.
"참말이야? 축하해. 딸아 고령임신이니 몸조심해야해."
나는 정말 기뻤다.
나중에 알고 봤더니 아기 없었도 된다던 사위가 낳자고 했다는 것이다.
어쨌든 내가 키워준다고 했으니 또 하나의 큰 일을 앞두고 있다.
할머니라는낯선이름이 곧 친숙하고 자연스러워지겠지만 그 이름 또한,공짜로 될 수 없다는 걸 체험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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