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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4·3사건의 아픔과 넋을 보듬고 연극"순이 삼촌"

제주 4·3사건의 아픔과 넋을 보듬고
- 평화의 섬으로 거듭나기를 기원하는 연극 '순이 삼촌' -

서울시 중구 충무아트홀 중 극장 블랙에서는 6월 6일부터 6월 30일까지 제주 4·3사건 당시 겪었던 도민들의 아픔과 넋을 보듬고 제주가 평화의 섬으로 거듭나기를 기원하며 새로이 창작된 작품, 연극 "순이 삼촌" 이 공연 중이다.

평화의 섬 제주에는 1948년 4월 3일 발생한 봉기사태와 그로부터 1954년 9월 21일까지 발생한 무력충돌과 진압과정에서 양민들이 희생당한 제주 4·3 사건은 우리나라 근현대사의 사회 이념적으로 복잡했던 시기에 일어난 비극적인 사건이다.

원작 ‘순이 삼촌’은 1978년, 현기영이 문학지 창작과 비평에 발표한 소설이다. 이 소설은 당시 30년 동안이나 사건에 대해 공론화하는 것이 금기시되었던 제주도 4·3 사건을 소재로 하였다. 민중적 시각으로 역사의 비극을 조명하고 있다는 점에서 70년대의 대표적인 문제소설로서의 문학적 가치를 지닌 작품으로 평가되었다.

가장 한국의 이름인 순이라는 여인의 트라우마를 통해 제주도 흉터, 나아가 한국의 근대사의 비극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에서 원작과 그 맥을 같이 한다. 또한, 제삿날에 모인 사람들이 증언하는 내용을 토대로 제주도의 역사를 이야기하는 소위 '제삿집 문학'이라고 불리는 제주도의 문학의 특징도 공유한다.

제주도는 조상의 제삿날이 하루 이틀 차이로 비슷하다고 한다. 그 이유는 작품에서 잘 드러나 있듯이 비슷한 날짜에 집단으로 학살을 당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순이 삼촌’이라는 연극은 제삿날 친척들이 모여 지난날을 이야기하는 장면이 뼈대를 이루면서 과거와 현재, 서울과 제주도를 오가는 구조로 되어 있다.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면서 할아버지 제사에 참석하기 위해 8년 만에 고향 제주 서촌마을을 방문한다. 거기서 순이 삼촌(제주에서는 촌수 따지기 어려운 먼 친척 어른을 남녀 구분 없이 삼촌이라고 부른다)은 30여 년 전 음력 12월 19일 국군에 의해 학교운동장에 소집된 마을 사람들은 자세한 영문도 모른 채 무참히 참살당했다. 군경 측의 무리한 작전과 이념에 대한 맹신이 빚어낸 비극적 사건이었다.

그 학살 현장에서 두 아이를 잃고,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순이 삼촌은 그 후 경찰에 대한 기피증이 생겼고, 메주콩사건으로 결벽증까지 생겼으며, 나중에는 환청 증세도 겹치게 된 것이다. 평생 그날의 사건 때문인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던 순이 삼촌은 자식이 둘이나 묻힌 그 옴팡 밭에서 그날의 일을 환청으로 듣고 그 살육의 현장에서 꿩 약을 먹고 자살을 하게 된다.

막이 오르자 첫 장면은 무표정하면서도 무거운 얼굴로 제사를 지내는 인물들의 군상을 표현한다. 마치 과거의 아픔이 현재까지 지속하고 있다는 상징처럼. 그러나 마지막 장면은 이어도로 가는 순이의 환한 얼굴 위로 애잔하지만 힘찬 국악의 라이브 음악이 흐른다. 이어도는 제주도에서는 이상향이라고 알려진 전설의 섬으로, 순이는 허망한 죽음을 맞이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미움이 반목이 없고 풍요로운 저 세상으로 훨훨 나아가는 것이다.


연극 순이 삼촌에서 일광역을 맡은 배우 이태훈 씨는 “지금 평화의 섬으로 부르는 제주도에는 앞으로 다시는 일어나선 안 되고 일어나지도 않을 일들이지만, 가슴 아픈 4·3사건! 이 연극으로 응어리진 제주의 넋을 꼭 껴안아주시고 보듬어 주길 바란다.”

공연 내내 눈물을 흘린 주인공 순이 삼촌인 양희경 씨는 “이제 20년 후가 되면 그 당시 4·3 사건을 알고 계시는 분들이 모두 돌아가시면 이 가슴 아픔 역사가 묻힐 것이다. 그래서 평화로운 제주도를 방문하실 일이 있으면 꼭 제주의 이 사건을 떠올려 주시길 부탁한다.”라고 했다.

삼 대가 함께 공연장을 찾은 제주가 고향이라는 고 모(76)씨는 “모든 분이 역사를 비판하기보다는 아픔을 보듬고 평화의 가치를 더 깊은 마음으로 사랑해주고, 젊은 세대들에게는 정확한 역사적 사실과 교훈을 전달되길 바란다”고 했다.


실버넷뉴스 서동애 기자 ehddo0828@silver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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