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의 의미

어제는 스승의 날을 앞두고 지도하는 초등학교 아이들이 “선생님. 이거요.”라며 색색의 편지 봉투를 내밀었다. 그걸 시작으로 학년별 수업이 시작되면 아이들은 또박또박 쓴 편지봉투를 내밀었다. 어떤 아이는 말없이 다가와 내 손에 쥐여주고, 내 가방 위에 올려놓으며 고개를 까딱하기도 했다.
4학년 남자아이들은 서로 안마를 해주겠다면 가위바위보로 차례를 정하여 내 어깨를 주물러주었다. 때로는 수업 중에 산만하여 나를 힘들게 하던 아이들이 대견하고 고마울 수가 없었다. 집으로 돌아와 나는 아이들의 편지를 하나하나 읽었다. 편지내용에서 글쓰기를 정말 싫어하는 아이들이 꽤 긴 글을 쓰고, 책 읽기를 싫어하는데 무엇보다 앞으로 책을 열심히 읽겠다는 약속의 글에서 행복했다.
5월 15일 스승의 날은 1958년 충청남도 강경여고 청소년적십자 (RCY) 단원들이 현직에 계신 선생님과 병중에 계시거나 퇴직하신 선생님을 위문하는 봉사활동을 해오던 중, 1963년 청소년 적십자 충남협의회에서 9월 21일을 충남 도내 '은사의 날'로 정해 일제히 사은 행사를 하기로 결의하였다.
이후, 본보기로 삼아 1963년 10월 31일부터 11월 1일까지 개최된 제12차 청소년 적십자 중앙학생협의회에서는 스승을 위한 '은사의 날'을 5월 24일로 정하여 기념할 것에 합의하여 RCY 단원들의 자발적인 활동으로 시작된 스승의 날은 올해로 50년이 된 해이다.
다음 해인 1964년 5월 개최된 제13차 협의회에서 '은사의 날'을 '스승의 날'로 고쳐 부르기로 하고, 날짜도 5월 26일로 결의하였다. 또한 '스승의 날' 제정취지문을 작성 발표함으로써 이때부터 제1회 스승의 날이 청소년 적십자 단원들에 의해 기념되기 시작하였다. 1965년 4월 제14차 협의회에서는 세종대왕 탄생일인 5월 15일을 '스승의 날'로 정하기로 다시 결의하였고, 기념 횟수는 1964년 제1회 기념일을 그대로 계승하기로 하였다.
한편 청소년 적십자 협의회는 전국 초중고 학생회장들에게 ‘스승의 날’의 의미를 널리 알리고
제2회 스승의 날 기념식을 개최하도록 호소문을 보내고, 대한적십자사에서는 스승의 날 노래(윤석중 작사, 김대현 작곡)를 만들어 각 방송과 다른
보도매체를 통하여 보급했다. 그렇게 1966년부터 스승의 날 행사는 전국적으로 확산하였다.
그러나 1973년 3월 모든 교육 관련 기념행사가 국민교육헌장선포일로 묶이면서부터 '스승의 날' 행사는 소홀해지기 시작했고, 같은 해 10월 정부의 방침에 따라 사은행사는 규제되기에 이르렀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도 청소년적십자 단원들은 계속하여 스승의 날을 기념했으며 1982년 5월 15일 '스승의 날'은 다시 부활하여 전국의 모든 학교에서 기념되고 있으며 2013년으로 50회를 맞았다.
지금도 청소년적십자 단원들은 선배들이 제정한 스승의 날이 되면, 선생님께 감사 편지쓰기, 사랑의 꽃 한 송이 전달하기, 선생님 구두 닦아드리기, 병중이시거나 퇴직하신 선생님 찾아뵙기, 음악회나 다과회 등의 사은행사 준비하기 등 다양한 행사를 학교별로 개최한다. 또한, RCY 시도본부에서는 스승의 은혜를 알리는 기념스티커를 제작하여 각 학교에 배부하여 출입문 등 학생들이 많이 다니는 곳에 부착해 그 의미를 널리 보급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문예작품을 공모하여 문집을 발행하기도 한다.
“인간의 정신적 인격을 가꾸고 키워주는 스승의 높고 거룩한 은혜를 기리어 받들며 청소년들이 평소에 소홀했던 선생님들에 대한 존경과 감사를 불러일으켜 따뜻한 애정과 깊은 신뢰로써 선생님과 학생의 올바른 인간관계를 회복함으로써 사제의 윤리를 바로잡고 참된 학품을 일으키며 모든 국민으로 하여금 다음 세대의 주인공들을 교육하는 숭고한 사명을 담당한 선생님들의 노고를 바로 인식하고 존경하는 기풍을 길러 혼탁한 사회를 정화하는 윤리 운동에 도움이 되고자 ‘이 스승의 날’을 정한다.” 1964년 5월 16일 청소년적십자 중앙학생협의회 결의문은 이 스승의 날 제정 취지문이다.
한 때는 스승의 날 의미를 흐리는 큰 액수의 촌지가 오가고, 엄마들의 치맛바람으로 스승의 날에는 학교가 휴교를 했으며, 스승의 날을 두고 참, 말도 많았다. 스승의 위상이 예전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선생님을 존경하고 감사하며 그 은혜를 아는 아이들이 많다는 건 새겨 둘 일이다. 가끔 언론에서 학교 현장에서 일어난 불미스런 일들이 보도되지만, 스승님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는 참스승을 감사하고 존경하는 스승의 날이 되길 바람을 가져본다. 또한 지도하는 아이들에게 선생으로써 본분을 지킬 것을 다짐해본다.